풍경,자연
[서울] 신촌 고기촌 플러스 바
우똘이
2006. 1. 26. 20:04
| ||||||
|
삼겹살 굽는 냄새가 유난히 후각을 자극하는 날이 있다. 친구에게 전화해 ‘고기 한번 먹자’고 하니 들려오는 대답은 ‘오늘 나 약속 있는데…’, 다른 친구에게 삼겹살 먹으러 가자고 하니 ‘연기도 많이 나고 자리도 불편한 고깃집 말고 스테이크 먹으러 가자’고 한다. 그래도 불판에 구운 고기가 정말 먹고 싶은 오늘, 혼자라도 편하게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고기촌 플러스 바’는 이런 생각에서 시작됐다. 주인의 아이디어에 ‘쪼끼쪼끼’, ‘BBQ 치킨’ 업체 등을 창립한 컨설팅 회사의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가게는 현실화됐다. |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블랙 컬러의 모던한 인테리어와 바 테이블이 눈에 띈다. 드럼통이 빼곡하게 놓인 자리에 연기는 자욱하고 테이블마다 소주병이 널린
고깃집 풍경에 익숙한 우리에겐 낯선 모습이다. 유니폼을 입은 바텐더가 능숙하게 서빙을 한다. 주문을 추가할 때마다 서빙하는 아줌마와 눈을 맞추려 애쓰던 것을 생각하면 극진한 대접이다. 메뉴판에는 고기 1인분, 2인분이 아니라 회식, 연인, 프렌즈 세트 등 상황에 맞게 주문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자장면과 짬뽕을 반씩 섞은 짬짜면처럼 이곳의 메뉴는 대부분 모둠이다. 단체로 오는 사람의 각기 다른 입맛을 배려한 것이다. 프렌즈 메뉴는 삼겹살, 항정살, 가브리살, 해물로스, 떡갈비 다섯 가지로 구성된다. 회식과 연인 세트에는 ‘덤’ 메뉴가 추가되어 매일 다른 서비스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찬이나 고기를 자를 때 사용하는 가위도 이곳에선 볼 수 없다. “음식을 가위로 자르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가위로 자르면 고기 맛이 떨어지기도 하고요.” 바텐더는 스테이크처럼 나이프로 고기를 잘라준다. |
또
주문하기 위해 ‘아줌마’를 크게 외쳐야 하는 불편은 터치스크린을 마련해 해소했다. 게임이나 축구 경기 관람도 가능하다. 바 좌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칸막이로 나뉜 공간이다. 등을 기댈 수 있는 푹신한 좌석이 여느 커피숍 못지않다. 목청껏 소리를 높여야만 대화가 가능한 일반 고깃집과 달리
조용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단체석도 마련되어 있으니 간만의 모임에 회포를 풀기에 적당하다. 고깃집이다 보니 아무래도 분위기보다 맛이 우선인 것은 당연한 일. 육류 유통업과 고깃집 운영만 10년째라는 주인 경력에 걸맞게 재료의 품질에 자부심이 남다르다. 열두 가지 천연 재료로 맛을 낸 간장소스는 이 집의 별미다. 파와 양파를 듬뿍 넣어 은은한 향이 감돌며 개운한 맛을 낸다. 모던한 분위기 때문인지 소주나 맥주와 곁들여 먹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바텐더에게 칵테일을 주문하면 간단한 쇼와 더불어 칵테일을 만들어 준다.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돋보이는 칵테일은 육류의 느끼함을 잡아주기에 충분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고깃집임에도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 해법은 불판에 있다.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돌을 고르는 데만 석 달이 걸렸다. 곱돌로 만든 불판은 연기가 나지 않고 잔열이 오래 남아 불을 꺼도 고기가 쉬 식지 않는다. 특허까지 받았다니 아이디어가 빛나는 부분이다. Imformation ●02-3141-2292 ●17:00~02:00 ●주차불가 ●연인세트 1만5000원, 프렌즈세트 1만2000원 ●신촌 로터리 창서초등학교 정문 맞은편 오뎅바 골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