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 길잡이 ]
종주산행의 클래식, 화대종주
50여km에 이르는 장거리종주, 대피소 여건 좋아 과거 비해 산행 수월
국민적인 등산코스인 지리산 주능선 종주는 산꾼이라면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가 되었다. 주능선 종주에서도 가장 긴 코스가 화엄사에서 시작해 대원사에서 산행을 마치는 코스다. 언제부턴가 산꾼들은 이 코스를 지리산에서 법정등산로상 가장 힘들고 긴 코스라 하여 화엄사와 대원사의 앞 글자를 따 ‘화대종주’라 부르기 시작했다.
50km에 이르는 이 코스를 겨울에 종주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대피소가 많아 숙박과 물 걱정이 없으므로 며칠 시간만 낼 수 있다면 베테랑 산꾼에겐 어려운 것도 아니다. 화대종주에 나서는 그대가 가장 먼저 결정할 것은 몇박 며칠로 가느냐다. 서울 같으면 용산에서 밤차를 타고 새벽에 구례구에 닿아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면 1박은 연하천대피소, 2박은 장터목대피소에서 한 뒤 하산 가능하다.
당일 아침 집에서 출발해 점심 때쯤 화엄사에 닿는다면 1박은 노고단대피소, 2박은 벽소령대피소, 3박은 장터목대피소에서 한 뒤 하산할 수 있다. 스피드를 즐기는 산꾼의 경우 무박산행으로 하루에 끝내는 이도 있으며 자기 스타일에 맞게 바꿀 수 있다. 대피소는 지리산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늘 등산객으로 붐비는 지리산은 눈이 많이 쌓였다 해도 곧 러셀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주능선의 길 찾기는 쉽다. 다만 치밭목 이후 대원사로 이어진 하산길은 자연 그대로의 희미한 길이므로 초행이라면 길냄새를 잘 맡아야 한다. 코스에서 숨이 턱까지 차는 데는 화엄사~코재, 화개재~토끼봉, 장터목~천왕봉, 오르내림이 많은 써리봉 능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치밭목~유평리 구간을 들 수 있다.
화대종주의 가장 큰 적은 무게다. 식량은 가벼운 것 위주로 준비하는 게 좋다. 대피소에서 햇반을 판매하므로 코펠, 버너, 밑반찬만 준비해가는 것도 방법이다. 또 대피소에서 담요를 1인당 두 장까지 판매하므로 짐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대피소에 따라 난방이 시원찮은 곳도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자기 침낭과 매트리스를 가져가는 게 제일 속편하다. 춘추용 침낭도 가능하다. 식수는 대피소마다 나오지만 갈수기에는 벽소령과 장터목의 경우 제법 먼 곳까지 물을 뜨러 가야 한다. 아니면 대피소에서 2,000원 주고 2리터짜리 물을 사면 된다.
대원사 하산길은 새재마을길과 유평리길로 나뉘는데, 새재길이 도로까지 더 가깝지만 버스가 다니지 않으므로 걸어 내려갈 것을 감안하면 유평리로 하산하는 게 더 낫다. 새재마을 식당에서 2만 원 정도를 주면 대원사 버스정류소까지 태워주기도 한다.
유평리에도 식당이 여럿 있으며 1만5,000원 정도 주면 대원사 정류소까지 태워준다. 걸어서 도로를 내려올 경우 새재에서 2시간, 유평리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가민 콜로라도 300GPS로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확인한 실주행 거리는 48km다.
교통
화엄사로 가려면 구례로 가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은 열차와 버스가 있다.
열차는 용산과 영등포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와 새마을호가 있다. 오전 6시50분부터 밤 10시50분까지 1일 14회 운행하며 새마을호(3만3,800원)는 4시간10분, 무궁화호(2만2,800원)는 4시간40분 정도 걸린다. 구례구역에서는 화엄사행 버스가 없으므로 구례터미널로 택시를 타고 가서 버스를 탄다. 구례발 화엄사행 버스는 15분 정도 걸리며 850원이다. 새벽 4시20분 버스가 첫차이며 20시30분까지 버스가 있다. 06시 이후로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하동, 남원, 진주, 부산에서는 화엄사행 직행버스가 있다.
하동발→구례터미널→화엄사(3,000원, 50분 소요) 7:00, 7:40, 8:20, 9:30, 10:30, 11:10, 12:30, 13:30, 14:20, 16:30, 17:20, 18:30, 19:30, 20:30
남원발→구례→화엄사 7:00, 7:40, 8:35, 9:05, 9:47, 10:30, 11:20, 11:45, 12:55, 13:15, 13:50, 14:25, 15:30, 15:40, 16:35, 17:05, 18:25, 19:10, 20:00
부산발(사상터미널)→하동→화개→구례→화엄사 (13,100원, 3시간 20분 소요) 07:00, 08:00, 10:00, 11:00, 12:00, 14:00, 15:00, 17:00, 18:00
진주발→화엄사 9:50, 17:10
대원사에서는 진주행 버스가 매시 30분마다 있다.
대원사발→진주 6:40, 7:20(진주 거쳐 부산), 8:05, 8:30, 9:25(부산), 10:30, 11:30, 12:30, 13:30, 14:30, 15:30(부산), 16:30, 17:30, 18:30, 19:30
대원사에서 서울로 가려면 진주행 버스를 타고 중간 기점인 원지에서 내려 서울 가는 버스를 타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진주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가 원지를 지나간다.
원지에서 서울 남부터미널까지는 3시간20분 걸리며, 1만6,800원이다. 05:30분부터 21:20분까지 버스가 있다. 심야(22:50, 24:20). 원지버스정류소 055-973-0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