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넷째 주에는 대학로에 가세요!
다녀왔습니다…대학로 연극투어
버즘나무 향기가 잠시 멈춘 빗길 위 거리를 그득히 메운다. 평상시 같으면 어수선한 거리였겠지만, 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전이라 더욱 한산한 모습이다. 서둘러 사방을 살펴 서울 연극센터란 글귀를 찾아냈다. 연극투어를 위해 이내 연극센터로 찾아 들어갔다. 몇 사람이 앉아 책을 보거나 공연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잡담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부모와 함께 온 듯한 아이들이 바삐 움직인다. 여기가 대학로의 작은 극장들을 대신해 차려놓은 대기실이자 로비란다. 소극장들이 많다 보니 그런 곳에서 일일이 대기실이나 매표실을 차릴 수 없는 사정들을 감안해 마련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볼 생각이라면 여기서 표를 사고 앉아서 쉬다가 극장으로 바로 가서 연극을 보면 되는 것이다. 2층은 정보자료실이 있어 거기서는 도서도 대여하고 연극에 대한 자료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옆 세미나실에서 잠시 후 있을 설명에서 들은 얘기다. 많은 참여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금세 세미나실이 복잡해졌다.
처음으로 투어 가이드로 참여할 연극배우 전현아 씨의 소개가 있었다. 소개가 끝나자마자 대학로의 유래부터 시작한다. 생성과 과정 현재, 음울했던 과거에서 발전한 지금의 모습 그리고 전망까지를 열성을 다해 설명한다.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소풍 나온 초등생들마냥 들뜬 모습이다. 밖에서 보니 참여한 사람들은 다양하다. 고등학생, 대학생, 주부는 물론이고 할머니, 친구들끼리, 연인과, 모녀지간 심지어 임산부도 있다. 잠시 걸어 과거에 연극인이나 커피 마을을 음미하려던 사람들이 갔다는 2층의 카페와 한때 건축의 대가로 알려졌던 김수근 씨의 건축물들이 여기고 저기고, 일일이 신나게 설명하는 전현아씨의 모습은 무대 위 배우처럼 보인다. 건널목을 건너 골목길 속 깊숙이 들어간다. 그곳에서 연극공연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 상영관은 많이 가봐서 그런지 크게 궁금해 하는 이들은 없겠지만, 연극을 하기 위한 극장에 대한 호기심은 대단할 것이다. 그건 연극이란 특수성 즉, 시간성, 장소의 제약, 그리고 비싸다는 이유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무대에서는 회전무대와 극간의 장막과 조명 장비 등의 반입과정과 장면변화에 대한 기술 등을 설명 해준다. 연극의 숨은 측면을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명감독, 무대감독 음향감독과 조연출 ,연출 그리고 하우스매니저에 이르는 연극스텝에 대한 설명이 연극이 공연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주고 경험하게 한다. 아쉽게 그곳을 빠져나온 참여자들은 대학로 연습실에 들러 연극인 박웅 씨의 연극에 대한 생각과 대학로 소사를 듣는다. 대학로에 하루 2~3천명, 관객까지 포함한다면 4~5명의 연극인들이 대학로에 드나든다고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연극촌에 가장 많은 극장(200여 개소)을 가지고 있는 데는 대한민국뿐이라고 한다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지금의 대학로가 급격히 발전하는 데는 연극인노력도 있었지만 이 지역의 토착 세력인 상가 번영회가 이를 이끌었으며 연극인들은 그저 보조역할을 하는 정도였는데 2009년 4월부터 자신이 문화 발전위원회 위원장이 되면서 명실공히 연극인이 지역을 맡은 셈이 됐다고 한다. 그의 브로드웨이의 경험에서처럼 민간이 전담하는 형태의 관 주도가 아닌, 대학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다.
지금의 연극 상업화의 가속에 대한 우려는 미국의 브로드웨이의 상업적인 연극을 기대하는 이들에 반해 주변지역의 오프브로드웨이가 생겨나고, 순수연극을 지향하는 오프오프 브로드웨이가 점진적으로 자리잡듯, 우리 대학로도 지금 건물에 비해 극장수가 많아 포화에 이르고 있다 한다. 연극투어의 목적이 대학로의 연극을 알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 하다면, 이에 대한 홍보가 일반적인 상업성 홍보와는 달라야 할텐데 이런 투어 형식의 홍보가 효과가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에 전현아씨의 대답은 의외로 소탈하다. 거대한 광고 보다고 이 투어를 경험한 사람들의 솔직한 느낌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니더라도 확실하게만 전해진다면 성공이 아니겠는가? 라는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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