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왕세자들이 거처하며 교육 받던 공간
경복궁(景福宮) 자선당(資善堂)
착한 성품을 기른다는 뜻의 자선당, 크게 밝힌다는 뜻의 비현각 임금을 계승할 왕세자를 부를 때 동궁이라고도 하는데 본래 동궁(東宮)은 왕세자의 거처이며, 대전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자선당은 경복궁의 동궁으로서, 경복궁의 대전(大殿)인 근정전(勤政殿) 동북쪽 모서리 바로 밖에 있는 정면 7칸, 측면 4칸의 아담한 40평 전각이다. 최근에 복원한 건물이어서 단청 색깔도 밝고 화려하며, 건물도 무척 정갈하다. 자선당은 도대체 어떤 건물이고, 무슨 연유로 복원되었을까 하는 의문에서 이 글을 전개해보고자 한다. 자선당은 경복궁의 동궁 구역의 중심 건물이다. 예전 경복궁의 동궁 구역에는 자선당 이외에 비현각(丕顯閣)이 있고, 세자를 가르치는 업무를 맡은 세자시강원과 세자를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한 세자익위사 건물 등 크고 작은 건물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자선당과 비현각 정도만 복원되어 있다. 자선당에서 자선(資善)이란 착한 성품을 기른다는 뜻이고, 비현각에서 비현(丕顯)은 크게 밝힌다는 의미이다. 두 건물 모두 왕세자의 교육공간이다. 다만 당(堂)과 각(閣)은 건물 서열상 당이 상위의 개념이므로 자선당이 중심이 되는 대표적인 건물이 되는 것이다. 조선 개국 초 동궁은 경복궁 동궐 밖에 있었는데 세조 연간에 경복궁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후 수많은 왕세자들이 왕자 수업을 받고 왕이 되었다. 그러던 동궁은 임진왜란으로 경복궁이 불타 없어질 때 함께 소실되었다. 임진란 이후 270여 년 동안 역대 세자들은 동궐인 창덕궁과 창경궁에서, 또 서궐이었던 경희궁의 동궁에서 교육을 받았다. 자선당은 고종 초년 경복궁을 중건할 때 당연히 함께 복원되었다. 그렇게 복원된 자선당에서 세자 노릇을 했던 유일한 왕이 바로 순종이다. 자선당은 5대 임금인 문종이 세자 때 20년간 거처하면서 비운의 단종을 낳았던 곳이고, 낳은 이튿날 산후열로 왕후 권씨가 별세한 곳이었다. 단종은 왕으로 등극하기까지 이곳에서 살았고, 또 왕위를 강탈당하고 경복궁을 쫓겨날 때까지 거처했던 비운의 전각이기도 하다. 1998년에 조선일보사에서 발간한 『이규태 코너』에서 자선당에 대해 세종대왕이 앵도를 좋아한다 하여 세자 때의 문종이 이 집의 둘레에다 온통 앵도나무를 심어 궁녀들 간에 앵도궁(櫻桃宮)이란 예쁜 이름으로 불렸다는 내용이 나온다. 조선총독부 건물을 짓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경복궁 전각 훼손 시작 일제가 조선총독부 건물을 짓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1915년 시정오년기념 조선물산공진회를 경복궁에서 열면서 대대적으로 전각을 훼손하기 시작하는데 다른 대부분의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동궁 구역의 건물들 역시 모두 헐어 없앴다. 『왕궁사(王宮史)』에 보면 동궁 건물 가운데 하나인 비현각(丕顯閣)은 장충동 일본인 별장이던 남산장으로, 선원전(璿源殿)은 장충단의 전망대로, 융문전(隆文殿)과 융무전(隆武殿)은 용산의 일본인 사찰인 용광사로, 수정전(修政殿) 역시 남산동 일본인 소유의 화월별장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것이다. 그 주춧돌은 1993년에 와서야 목원대 김정동 교수가 발견하여 각계에 알림으로써 다시 세상에 드러났다. 오쿠라 호텔 측이 정식 반환 요구가 있으면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우리나라 측에서는 반환을 서둘러 추진하였다. 삼성그룹에서 해체와 수송비용을 부담하여 문화재관리국에 기증하는 형식을 취하였고, 드디어 정면 7칸, 측면 5칸의 자선당을 받치고 있던 돌 288개가 1995년 12월 28일 경복궁으로 영구 귀국하게 되었다. 오긴 왔으나 이를 복원작업에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화재로 인해 약화되었기 때문이었고, 그런 연고로 현재 주춧돌은 경복궁 북쪽에 복원된 건청궁의 구석진 곳에 보관되어 있다. 글∥사종민(서울역사박물관 교육홍보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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