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오프로딩은 jeeping이라고 불렸다. jeeping이란 말은 아메리카인이 jeep에 ing를 붙여서 명사처럼 사용한 것이 최초로, 옛날엔
4x4자동차라고 하면 곧 지프를 의미할 정도로 대명사적인 존재였던 탓에 자연스레 이런 말이 쓰였던 것이다. jeeping의 의미는
4wd(=jeep)를 이용하여, 산야를 달리며 즐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4x4자동차가 생겼고 지프는 오히려 소수파가 된 때문에
오프로딩, 또는 four weeding이란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여기서는 우리가 즐겨 쓰는 오프로딩이란 말을 사용하지만 그
의미는 jeeping과 마찬가지이다.
4x4자동차를 타고 산야를 달린다는 것은, 모터사이클로 치면 모터크로스, 엔듀로, 트라이 얼과
같이 근사한 스포츠이다. 오프로딩은 곧잘 승마와 비교된다. 승마는, 체중 70kg의 사람으로 1시간 평균의 에너지 소비량은 보통걸음으로는
101칼로리, 속보 310칼로리, 구보라고 하면 465칼로리 남짓이다. 거기에 비교하여 보통 승용차에 올라타고 잘 닦인 도로에서의 드라이브는
고작 62칼로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오프로드의 경우엔 적어도 승마의 속보 10분을 한 경우와 필적하므로 감히 오프로드를 스포츠라고 하는
요소이다.
황폐해진 숲길이나, 산이나 들판을 찾아서, 차체가 상처투성이가 되기 십상인 그런 곳에서 새벽부터 질주하고, 저녁에는 사람도
4x4자동차도 먼지투성이가 되어, 드라이버의 얼굴엔 땀방울의 흔적이 남아 있고, 4x4자동차엔 풀이나 나뭇가지, 나뭇잎이 엉켜 있어서 흡사
곤충의 집처럼 되어서 귀가한다. 그때의 4x4자동차를 운전하는 즐거움, 육체의 상쾌한 피로감, 이것이 바로 오프로딩이다.
회색 빛
도시를 벗어나, 4x4자동차를 타고 오프로드에 나가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우리가 홈그라운드라고 부르는 강원도의 임야에는 오랜 세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장소도 많고, 이러한 지역은 결코 2륜 구동 자동차는 진입할 수가 없다. 더구나 어느 정도 좋은 길이라 해도 한번 큰비가
내리면 지면은 망가져 완전히 오프로드로 변해 버린다. 이러한 삼림지대에 4x4자동차로 창문을 열고 찾아 떠나면, 극히 조그만 기온의 변화나 숲의
훈기, 흙의 내음, 풀벌레 소리, 새나 작은 동물의 움직임까지가 라이버에게 전해져 온다. 숲의 깊숙한 곳은 차갑고, 고지대는 시원스런 바람이다.
이러한 숲 한가운데에 4x4자동차를 몰며 가는 즐거움은 형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물웅덩이나 뻘 등의 행로를 가로막는 장애를 자신의 운전기술로
하나하나씩 뛰어 넘어서 인마(4x4자동차)가 일체가 되어 믿어지지 않는 멋진 풍경과 조우하는 일은 이륜구동자동차 따위로는 체험할 수 없는
4x4자동차만이 가진 특권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엔 아웃도어의 트랜스포터로서 캠프, 피싱, 보트, 스키 등의 목적 때문에
4x4자동차를 구입한 사람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쓰고자 하는 것은 4x4자동차를 모는 즐거움, 달린다는 것이 스포츠라고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기선 오프로드 지향적인 중심으로 쓰고자 한다. 오프로더를 지향하는 사람은 이 글의 기본적 사항을 오프로더로서 반복 연습을
쌓아 마스터하기 바란다. 기본을 충분히 익히면 익힐수록 오프로더로서의 즐거움은 배가된다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오프로딩이 스포츠인
한 우리들이 지키지 않으면 안 될 룰과 모럴이 있다.
미국에선 소유자가 없는 땅이 실제로 존재하고 그것은 국가의 토지도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엔 그런 토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 법인, 개인이란 구별은 있을망정 거기엔 반드시 소유자가 존재한다. 국유지 내 임도 조차 산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며, 우리들이
자유로이 달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대개의 강변이나 해안은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4x4자동차 의 주행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해도
우리처럼 오프로드를 구해 달리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서울의 한강변 등에선 강변을 공원의 일부로 생각해 오토바이나
4x4자동차 의 주행을 제한하고 있는 곳이 있다. 그리고 이 제한을 무시하고 달리는 사람들이 출현함으로써 오프로딩이 사회악으로 취급되기 시작하고
있다.
강가는, 특히 낚시의 계절엔 많은 일반인들이 있다. 같이 다니는 지인도 낮잠을 자는 낚시꾼을 하마터면 칠 뻔했던 일이
있었다. 우리가 숲 덤불 속에서 사람이 자고 있으리라고 생각 못하듯 일반사람들도 길이 아닌 곳에서 차가 달리리라곤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해안의 모래밭도 흔히 이용되는 오프로드 에어리어이지만, 피서철에 사람이 넘쳐나는 장소로 4x4자동차를 몰고 가는 것은
생각해 볼만 한 일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 모래밭 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사람의 다리를 4x4자동차로 다치게 한 사람이 있다. 용케 큰
사고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아차 했으면 살인까지 이를 뻔했다.
요즘 유행처럼 번저가는 개척 오프로딩이라 해서 산속의 계곡을 오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자연이 좋아 찾아가는 사람들이
아주 조금 이지만 흐르는 물이 있고, 생명의 원천이고 강의 지류인 곳을 파헤치는 행위는 어쩔 수 없이 다리가 훼손되어 넘어가는 사항이 아니면
결코 해선 안 될 일이다. 요즘은 자중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반대로 왜 골프장이다 개발이다해서 다른 곳에선 더한것도 하는데 왜 오프로더 만 문제냐
하는데, 자연을 즐기는 자에겐 꼭 지켜야 할 일이다.
또한, 이것은 무척 어려운 문제지만 소수의 차엔 용인되는 행위라도 그 수가
수십여 대에 이르면 허락될 수 없다, 란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기분 좋은 오프로딩을 즐기기 위해선 사람이 많이 장소는 되도록 가지
않던가, 타인에게 위협을 주지 않는 등의 배려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달리는 오프로드 에어리어를 잃지 않기 위해서도
모터스포츠로서 지키지 않으면 안 될 모럴인 것이다.
차량지원 : 로얄 모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