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은 왜 ‘박치기’를 했을까? 지단 박치기 사건은 월드컵이 끝난 뒤 세계 네티즌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 올랐습니다. 네티즌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매체가 도대체 무엇이 지단을 그토록 화나게 했는지 분석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저런 추측성 보도가 있을 뿐 아직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박치기 사건’에 대해 지단은 함구하고 있지만, 평소 문제 있는 언행으로 악평 높은 마테라치가 지단을 흥분케 한 ‘끔찍한 발언’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널리 공감대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또는 카메라에 나타나지 않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두 사람이 입을 열기 전에는 ‘진상’을 알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지단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이탈리아 유벤투스 FC에서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를 능숙하게 합니다. 팬들에 따르면 지단은 프랑스어, 아랍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합니다.)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테러리스트라고 했다” 우선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지난 10일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테러리스트라고 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아랍계 이민자 출신(알제리)인 지단은 정말 참을 수 없었을 것이고, 격분한 나머지 마테라치의 가슴을 들이받아 퇴장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보도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프랑스의 인종차별 감시단체인 ‘SOS-라시슴(Racism)’도 이날 축구계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테라치가 그 때 지단을 ‘비열한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마테라치는 즉각 이 같은 보도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테라치는 이탈리아 ANSA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그를 테리리스트라고 부르지 않았다. 난 무식해서 그 말의 뜻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며 “전 세계가 TV를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 지켜봤을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마테라치가 지단의 여동생을 매춘부라고 놀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마테라치가 지단의 가족을 매춘부라고 놀려댔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습니다. 브라질 TV방송 ‘글로보’는 독화술 전문가를 동원해 분석해 본 결과 마테라치가 두 번에 걸쳐 지단의 여동생을 ‘매춘부’라고 부르는 입술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11일 보도했습니다.
“테러리스트 갈보의 자식(the son of a terrorist whore)”, “꺼져라” 영국 ‘타임즈’는 11일 독순술 전문가와 이탈리아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당시 화면을 분석한 결과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테러리스트 갈보의 자식(the son of a terrorist whore)”, “꺼져라”라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지단의 에이전트는 지단이 이틀 안에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단의 에이전트인 알렝 밀리아치오 씨는 잉글랜드 BBC 5 라디오에서 “지단은 마테라치가 자신에게 매우 심각한 어떤 말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말을 했는지는 밝히려 하지 않는다. 그 문제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이틀 안으로 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그라운드의 신사’ 지단은 무엇 때문에 그토록 화가 났을 까요.
도깨비뉴스 리포터=츄리닝 최
다음은 도깨비 뉴스가 10일 보도했던 내용입니다. 박치기, 퇴장…무엇이 지단을 그토록 화나게 했을까
 2006 독일 월드컵이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끝난 10일 오전 인터넷의 최대화제는 이탈리아의 우승 보다는 프랑스 대표팀 주장 지단의 박치기 였습니다. 지단(34.레알 마드리드)은 이탈리아-프랑스의 결승전 연장 후반 6분께 상대 진영에 머물다 프랑스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자신을 마크했던 중앙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33.인터 밀란)와 함께 중앙으로 걸어 나오던 중 갑자기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 받았습니다.
지단은 이 어이없는 행동 때문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었죠. 10일 인터넷에는 이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관련 사진, 그리고 '지단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를 분석하는 글이 수없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에는 오늘 오전 남해안에 상륙한 태풍 보다 지단과 관련한 게시물이 더 많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지단 박치기 또는 지단 퇴장이 포털 마다 최고의 인기 검색어에 등록되고 있습니다.
 | 지단의 행동을 분석한 기사도 많았습니다. 연합뉴스는 "마테라치가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자석에 마련된 모니터에서도 둘이 함께 걸어 나올 때 마테라치가 지단을 향해 무언가 계속 중얼거리는 모습이 잡혔다"고 합니다. 참기 힘들 만큼의 모욕적인 말로 지단의 신경을 건드렸던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 연합뉴스의 분석입니다.
지단의 퇴장 이후 마테라치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심한 야유가 관중석에서 터져 나왔었으며 프랑스 팬은 물론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독일 관중도 이탈리아를 향한 야유에 가세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레몽 도메네크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뭐라고 말해 화를 돋궜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내가 아는 건 '맨 오브 더 매치'가 안드레아 피를로가 아니라 마테라치라는 것이다. 마테라치는 동점골을 넣었고 지단까지 퇴장시켰다"며 마테라치를 우승에 도전한 프랑스와 고별 무대에 선 지단의 잔치에 재를 뿌린 원흉으로 꼽았습니다.
중립적인 위치의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도 지단의 손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그는 "마테라치가 틀림없이 지단의 성질을 건드리는 말을 했을 것"이라며 "지단은 정말로 조심스럽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건의 전모를 잘 알고 있을 지단과 마테라치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는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은 연합뉴스 관련기사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지단은 경기 후 아무 말도 없었다. 마테라치는 믹스트존에서 자신의 작은 오디오에 음악만 틀어놓고 자국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까지도 거절한 채 팀 버스로 향했다. 레드카드로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접게 된 '마에스트로' 지단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0일 새벽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이탈리아-프랑스 결승전에서 프랑스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로이터 통신이 전송한 '사건 직후' 지단의 모습입니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마르코 마테라치. [로이터]
 파울을 범한 지단을 부르는 엘리손도 주심.
 지단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을 명령하는 엘리손도 주심. [로이터]
 동료 선수들을 뒤로 하고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는 지단. [로이터]
 월드컵 우승컵 옆으로 쓸쓸히 퇴장하는 지단. [로이터]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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